그림과 내가 함께 서 있는 순간


2026.07.14. - 07.26.


그림을 들고 서 있는 사진들을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림과 함께 서 있는 사람이 궁금했습니다.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찍은 사진이지만,

어쩌면 그 사진들은

그림과 작가가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을

남기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떤 날에는 ''괜히 있어보여'',

어떤 날에는 ''덜 채워진 선,

똑바로 긋지 못한 선이 예뻐보였다.''

어떤 날에는 ''퇴근하고 미적거리다 

결국 하나는 얻어서 뿌듯해. 내일 다시 해봐야지.''


작가는 그날을 설명하신 대신 기분을 남기고, 

다 할 수 없었던 순간도 남깁니다.

어설픈 상태로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그것도 좋더라고.


그림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이 전시는

그림과 내가 함께 서는,

그 직면의 순간들을 모았습니다.


진심으로 그리려는 마음,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태도에서 출발한 그림들.

그림마다 출발선이 있고,

그림마다 잠시 머무는 정류장이 있으며,

때로는 도착이 아니라 다시 돌아와야 하는 길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닮은 드로잉들, 그리고 도예 작업들.

모두 어딘가로 향하는 마음처럼 보입니다.


''목적지는 없다. 그냥 움직이는 일이다.'' 


이 전시는 그런 그림들 앞에 잠시 멈춰 서서,

나 역시 어디쯤 와 있는지,

어디로 향하는지 바라보게 합니다.


이번 전시는 출발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그림들.

끝까지 하지 못해도, 마무리 짓지 못해도,

시작하는 행위만으로도 괜찮다고 말하는 그림들.


그리고 그 그림과 함께 서 있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감상카드 


전시의 질문을 관람객 자신의 경험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두 개의 질문을 담은 감상카드를 두었습니다.


‘지금 나는 무엇을 시작하고 싶은가.’
‘지금의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관람객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먼저 전시를 본 사람들이 남긴 문장을 함께 읽었습니다.

하나의 감상이 또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제안했습니다.



작가의 기록


완성된 작품뿐 아니라
드로잉북과 작업 과정에서 남겨진 짧은 문장들을
함께 배치했습니다.


그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생각과 흔적을 따라가며
작품을 조금 더 천천히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은 응원


자동차 드로잉을 한 벽에 모아 배치해
각기 다른 형태와 문장을 하나씩 바라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가가 그린 작은 자동차들은
각자의 속도로 움직이고 시작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관람객이 그 안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작은 응원을 발견하기를 바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