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Summer


2026.06.23. - 07.05.


여름은 모두에게 같은 계절로 찾아오지만,

각자가 통과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누군가는 그 계절 안에서 어긋나며 발견하고,

누군가는 기다림 속에서 계절을 기록한다.


《Slow Summer》는

서로 다른 두 여름이 나란히 놓이는 전시다.


영민의 작업은 

어긋난 기대에서 시작된다.

상상했던 여름 유럽은 쨍쨍한 하늘이었지만,

실제로는 자주 빗속을 걸었다.


실망스러운 날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시도들 끝에,

비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


번지고 스며드는 풍경들은 그렇게 발견된 것들이다.


한요의 작업은 

여름 바깥에서 시작된다.

겨울 한복판에서 여름을 생각하고, 기다리고,

그쪽으로 가는 길을 찾아왔다.

그 여름에는 없었던 그림들이

지금 이 공간 안에 있다.


작업은 수면을 넘나들며 풀린다.

물속 깊이 잠겼다 떠오르기를 반복하며,

뜨거운 공기와 뒤엉킨 수면이 남긴 흔적들.

그 경계의 안과 밖에서 포착된 장면과 문장들.

여름을 통과하는 것들의 기록이 천천히 쌓인다.


영민은 여름 안에서 어긋나며 발견하고,

한요는 기다림 속에서 계절을 기록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결을 흐리지 않은 채 나란히 놓인다.


이 전시는 그 과정에 가깝다.


관객은 작품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젖은 풍경과 수면의 장면, 남겨진 문장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 사이에서

익숙했던 계절이 조금 다른 속도로 지나간다.




감상카드 


관람객은 전시를 보며 떠오른 문장과 감상을 

카드에 기록했습니다.

전시가 끝난 뒤에도 이 기록들은 파일에 보관되며, 

언젠가 하나의 기록집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함께 읽는 두 개의 여름 


사진과 드로잉을 하나의 질문 아래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서로 다른 작업이 경쟁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각자의 결을 유지한 채 

하나의 여름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제안했습니다.



읽히는 전시


작품 사이에는 전시를 설명하는 문장과
작가의 기록을 함께 배치했습니다.


관람객은 이미지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장을 따라 천천히 전시를 읽어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