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에 대하여
우리는 왜 어떤 것들을 버리지 못할까요.
오래된 티켓 한 장,
책 사이에 끼워둔 종이,
무심코 적어둔 메모,
마음에 들어 저장해둔 사진.
사실 그것들은 대부분 다시 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물건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순간을 남겨두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좋아했던 문장을 다시 읽는 일.
오래된 노트를 펼쳐보는 일.
몇 년 전 전시에서 가져온 인쇄물을 우연히 발견하는 일.
그 순간 우리는 기록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감각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기록이 시간을 붙잡아두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작은 문을 만들어줍니다.
전시도 비슷합니다.
전시는 끝나지만,
어떤 장면은 오래 남습니다.
작품은 철수되고,
벽의 문장은 사라지고,
공간은 다시 비워집니다.
그런데도 어떤 문장은 시간이 지나도 떠오르고,
어떤 작품은 전혀 다른 장소에서
문득 다시 발견됩니다.
감상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억 속에서,
기록 속에서,
때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다시 시작됩니다.
작품과 사람의 재회.
잊고 있던 감각과의 재회.
좋아했던 문장과의 재회.
예전의 나와의 재회.
꼬메아미꼬는 그런 재회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감상을 붙잡아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감상수집북과 기록 노트, 아카이브와 감상 장치들.
그것들은 모두 재회의 가능성을 남기는
작은 장치들입니다.
어쩌면 기록은 보존이 아니라,
재회를 위한 일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