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그리기란


2026.02. 20. - 03.02.



이 전시는

“나에게 그리기란 무엇일까”라는 질문 앞에

다시 서는 일에서 시작되었다.


드로잉북 전시를 본 뒤,

작가는 자신이 왜 계속 그림을 그려왔는지를

처음의 마음으로 되짚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기획자가 건넨 ‘상자’는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 된다.


상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간직하고 있었지만 잊어버린 것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만든 과거의 조각들을 담고 있다.

이 전시에서 상자는

보관의 대상이 아니라

지금도 작업 중인 작가의 상태를 보여주는 장치이다.


전시는 상자에서 시작해

기억을 꺼내 그린 작업들을 지나

다시 상자 속 드로잉으로 돌아온다.

그 안에는 완성된 작품뿐 아니라

그려왔기 때문에 남아 있는 그림들과

여전히 진행 중인 마음이 함께 놓여 있다..


이 전시는 

그리게 되는 이유로 다시 돌아가는 그림들을 통해

지금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한 사람의 상태를 보여준다.


관객이 전시를 보고 나갈 때

하나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남기를 바란다.


“당신이 사랑하고, 계속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상자 기획


이번 전시는 ‘상자’라는 서정적인 메타포를 통해 

시각적·서사적으로 구성된 전시입니다.


사람들은 벽에 걸린 그림보다 그림을 열어보는 순간에 더 깊이 반응합니다.

강한 작가에게 건넨 ‘상자’는 단순한 전시 장치가 아니라,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 상자는 작가의 연습장과도 같은 자리입니다.

그 안의 그림들은 계속 그려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쌓인 것들이며, 

관객은 이 전시에서 작품을 한눈에 바라보는 대신 

상자를 열고, 들여다보고, 글을 읽는 방식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이 구조는 관객을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조용히 그리고 깊이 개입하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이 전시는 열어보고, 읽고, 다시 닫으며 

각자의 속도로 머무는 자리입니다.




상자에서 꺼낸 글들


상자에서 꺼낸 글들은 강한 작가가 전시를 위해 보내온 

다섯 갈래의 글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단발머리 소녀,

집,

자매,

장난감,

여행.


이 글들은 다시 열여섯 개의 상자와 열여섯 개의 

서로 다른 문장으로 나뉘어 테이블 위에 놓였습니다.

제목은 힌트일 뿐, 상자를 열면 그림이 나타납니다.


누군가는 10 years of change를 열었고,

누군가는 Those who choose to lose 앞에 오래 서 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상자와 함께 놓여 있고,

어떤 장면은 곰돌이 옆 작은 책 안에 남아 있습니다.

이 글들은 작품을 설명하기보다, 상자와 그림 사이에서

관람자가 천천히 발견하게 되는 또 하나의 입구가 됩니다.